첫째, 장남.

  160124 作

 

 

 

 

 

 

   마츠노 가()의 첫째이자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 둘째, 마츠노 카라마츠. 2병에 허세가 좀 많이 있기야 하지만 속은 정말로 좋은 녀석이다. 셋째는 마츠노 쵸로마츠. 츳코미 역할에, 항상 버럭하며 타박하기도 하지만 그런 점 마저도 난 괜찮으니까 됐어. 넷째는 마츠노 이치마츠. 워낙 자신을 자학하는 기질이 강한 녀석이라 주의가 필요한 녀석이다. 한 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다섯째는 마츠노 쥬시마츠. 우리 여섯 쌍둥이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순수하고 아이같다고 자부할 수 있달까. 발이 무척이나 빠르고, 야구를 잘하는 놈이다. 여섯째는 마츠노 토도마츠. 막내인 주제에 형들을 신랄하게 내리까기도 하고, 가장 여자들에게 말주변이 넓은 녀석. 이 중에서 나는 첫째이자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다. 딱히 장남이라는 타이틀 외에는 걸 수 있는 게 없는.

 

   카라마츠는 연극부 일로 즐거워도 했으며 슬퍼하기도 했다. 둘째라는 이유로 동생들에게 못볼 꼴 보여줄 수 없다는 그의 허세에 그를 달래주는 역할은 항상 나,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였다. 나는 그때 카라마츠를 달래주면서 무엇을 생각했었나. 이렇게 울 만한 일이 있다는 것이 난 참 부러워,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왜냐면 나에겐 딱히 이렇다 할 특별한 무언가가 없는걸. 속에서 어리광이 피어올랐으나 장남이라는 이유로 꾹꾹 눌러냈다. 난 장남이니까, 모두를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해.

 

   쵸로마츠는 자신이 생각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속상해하며 홀로 몰래 방에서 울고 있었다. 끅끅 참아내는 울음소리가 가여웠지만 쵸로마츠라는 녀석 자체가 남에게 의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녀석이기에 소리나지 않도록 문을 닫고 나왔다. 방에 쵸로마츠를 냅두고, 혼자 우두커니 거실에 앉아있었다. 점점 쵸로마츠의 울음소리가 커져갔다. 난 다시 쵸로마츠에게 갈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넌 정말 열심히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쵸로마츠. 내가 그때 쵸로마츠의 등을 어떻게 토닥여줬는지 조차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치마츠. 가장 눈을 뗄 수 없었던 사남은 얼마 전 데카판 박사의 주사를 자신이 잘못 맞은 고양이로 인해 속마음을 폭로당했다. 거기에서는 처음 알았다는 듯이 굴었지만 대충 예상하고 있었어. 난 장남이니까 모든 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안 되잖아. 그렇지만 나의 장남 노릇을 티내고 싶지 않아 초등학생 때의 모습 그대로 살아왔다. , 이야기가 잠깐 다른 데로 샜네. 나는 나의 푸념을 늘어놓으려고 얘기하는 게 아닌데.

 

   어쨌든, 자신의 속마음을 들켜버린 이치마츠가 창피함에 울컥하여 고양이를 내쫓았었다. 그런 고양이를 아닌 척 계속해서 찾아다니던 이치마츠를 보고 마음이 안 좋아졌었다. 본심은 그게 아니면서, 왜 굳이 그렇게 숨기는 거야. 조금은 측은한 마음에 이치마츠에게 말 할 기회를 줬지만, 그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결국은 계속 이치마츠를 신경쓰고 있던 쥬시마츠가 고양이를 데려와 줬지만.

 

   쥬시마츠는 우리 여섯 쌍둥이 중에서 가장 순수한 녀석이다. 순수하고, 어린아이 같고, 통제도 잘 되지 않는 녀석. 그런 녀석이 정말 오래간만에 좋아했던 여자와의 이별로 인해 우리 앞에서 엉엉 울었더랬다. 쥬시마츠가 우는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서 기분이 얼떨떨했다. 쥬시마츠를 쉽사리 위로해 줄 수 없었다. 그저 옆에만 있어주는 것으로 너의 옆에는 항상 우리가 있다, 라는 우스운 말같은 느낌만을 줬을 뿐이었다. 내가 울면 이 녀석들은 어떻게 행동하려나.

 

   토도마츠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여섯 쌍둥이의 막내이다. 막내라서 그런지 귀여운 면도 있으면서, 형들에게 디스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하지만 녀석의 디스는 그저 귀여울 뿐이라서 딱히 화가 나지도, 상처를 받지도 않는다. 물론 우리에게 자신의 일들을 쓸데없이 너무 많이 숨겨서 서운함은 있긴 했지만. , 어쨌든 토도마츠는 자신이 막내라는 것을 신경쓰고 있는지 눈에 띄는 어리광은 부리지 않았다. 하지만 힘든 일이 있었을 때에는 항상 나에게 털어놓곤 했다. 그러면서 눈물. 이어서 통곡. , 뭔가. 모두가 나를 배제하고 다들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말이 장남이지, 실은 다 동갑이고. 이렇게 형제들에게 질투같은 거나 하는 나를 장남이라고 항상 형이라 불러주고. 정말로 다들 어른이 돼가는데 난 혼자 여기 그대로네.

 

 

 

 

 

 

 

 

 

 

 

 

 

 

 

 

 

 

 

이번 오소마츠상 24화 내 맴이 찢ㅠㅠㅠㅠㅠ

그런 연유로 쓴지 오래된 케케묵은 쓰다 만 단편 투척.

날짜보니 1월24일에 썼었네요. 두 달 되도록 이어서 안쓰고 뭐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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